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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성으로 채운 파리지앵 아파트 인테리어

2019. 8. 5. 15:58

파리지앵의 아파트라고 하면 떠오르는 어떤 동경과 이미지가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감성과 예술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집 말이다.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 크리스찬 라크르와(Christian Lacroix) 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사샤 왈코프Sacha Walckhoff 아파트가 바로 그런 집이다.

 

그의 집은 파리 10구에 위치한다. 최근 몇 년 간 아티스트나 스타일리스트 등 감각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멋스런 카페와 숍들도 눈에 많이 띄는 동네다. 그의 아파트는 이전에 어느 배우가 살던 집이라고 했다. 그 배우는 집에서 시끌벅적하게 파티를 열곤 했는데, 조용한 이웃들이 이에 불만을 표시해 이사를 가게 되면서 결국 사샤가 이 아파트를 얻게 되었다고.

 

 

 

예술적 감성으로 채운 파리지앵 아파트 인테리어


 

/사진=양 옆으로 프라이빗한 공간인 침실과 손님을 위한 거실과 다이닝룸을 나누는 복도. 다양한 사각 프레임을 활용해 그만의 장식장을 만들어 놓았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긴 복도가 나오는데, 복도의 양 옆으로 침실 주방, 넓은 거실과 다이닝 룸이 구분되어 있다. 이 집의 백미는 거실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샤는 틈이 나는 대로 예술품을 사 모아 거실에 모아놓았다. 예술작품이라고 해서 유명하고 값비싼 작품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 친구들에게 직접 산 것들과 때론 벼룩시장에서 찾아낸 빈티지 물건들까지 어우러져 그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어 놓은 것. 

 

 

 

/사진=앤티크 가구부터 현대 작가의 사진과 설치 작품, 그리고 다양한 패턴의 패브릭과 가구가 어우러진 사샤 왈코프의 거실. 오른쪽 아래 그물 매듭 형태의 의자는 마르셀 반더스 디자인의 노티드 체어.
/사진=(좌) 크리스찬 라크르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샤 왈코프. (우) 에비앙 크리스찬 라크르와 에디션과 그가 디자인한 체코 유리 브랜드 베리움의 물잔이 어우러져 있다.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한 패턴을 좋아하는 그는 거실의 소파 패브릭과 카페트도 과감하게 얼룩말 모티프 패턴으로 매치했다. 마르셀 반더스의 노티드 체어와 함께 빈티지 테이블과 의자도 함께 어우러진다. 예술 작품 또한 단순한 페인팅이 아닌 조각과 설치작들이 많다. 왠지 초현실적이기도 하고 토속적이기도 한 다양한 작품과 오브제가 한 데 어우러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개성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사샤가 체코 유리공예 브랜드인 베레움과 협업해 만든 컵과 에비앙 크리스찬 라크르와 에디션이 놓여있다. 

 

 

 

 

/사진=다이닝 룸 전경. (좌)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안토니오 로페스의 원화를 걸어 놓았다. (우) 벽지와 큐브 모양 장식장은 모두 크리스찬 라크르와 메종의 제품이다.

다이닝 룸 또한 스트라이프와 화려한 벽지의 조화가 눈에 띈다. 단 패턴과 문양이 많은 대신 그는 블랙&화이트로 컬러를 맞춰서 통일감과 안정감을 주었다. 다이닝 룸의 의자는 크리스찬 라크르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제작한 것이다. 1950년대 의자를 리폼해 크리스찬 라크르와 프린트를 새로 입힌 것으로 장식미술관에도 소장되어 있다.  


파리지앵 스타일의 아파트를 연출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는 어떤 스타일이나 이름 등에 얽메이지 말고 자유로울 것을 강조했다. 예술 작품을 살 때에도 그는 아티스트의 명성이나 작품 가치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면 충분하다. “나는 주말이면 많은 갤러리를 방문하고 여행도 많이 다닌다. 이런 모든 활동이 나에게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후 바르셀로나에서 예술과 패션을 공부한 배경은 패션과 예술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사진=사샤가 틈틈히 모아온 다양한 오브제와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풍경.
/사진=책을 좋아하는 사샤의 침실. 쿠션과 베드 스프레드는 크리스찬 라크르와와 디자이너스 길드의 협업품이다.
/사진=그다지 큰 규모의 아파트가 아니라 욕실은 조금 작다. 욕실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19세기 조각품과 피터르 하인 에크의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미니멀리즘과 자연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 등 심플한 인테리어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서 사샤의 파리 아파트는 다양성과 맥시멀리즘의 아름다움을 설파한다. 일상 속으로 예술이 스며들고,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고유한 스타일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말했다. 마돈나의 노래에도 나오듯 ‘우리는 물질주의 시대에 살고있다(We’re living in a material world)’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시대는 항상 인간성이 이끄는 물질주의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물건이 우리의 생활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만들어가면서 삶을 행복한 이야기로 채워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