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릉역 밤부스페이스-공간과 취향을 나누다
이제 ‘공간을 같이 쓴다’는 말은 비용을 절약한다는 차원 이상을 의미한다. 문화와 기호, 그리고 취향을 나누다 보니 저절로 사람이 모이게 되었다는 밤부스페이스를 온라인 매거진 서랍닷컴(SEORAAB)과 함께 투어해보자.
밤부타워 17층에 자리잡은 찻집 티컬렉티브. 삼성동 인근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삼성동에 숨은 대나무숲, 밤부컬렉션
올해 초부터 ‘밤부’라는 단어가 인스타그램에 끊임없이 떠올랐다. 수요일마다 재즈콘서트를 열고, 매월 첫째 토요일에는 명작만 골라서 영화를 보여주며, 잘 나가는 아티스트 전시에, 또 업계 핫한 키맨들이 연사로 출연하는 강연회까지 개최된다는 글이 공지되며(그것도 무료로!) ‘밤부’라는 키워드는 계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9월에 접어든 현재도 그 이벤트는 꾸준히 진행중이라는 것. 그런 이유로 자연스레 그 진정성을 짐작하게 되었고, 이 업체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건물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미술 작품은 밤부컬렉션 오픈 기념 전시를 했던 김태호 작가의 작품으로 인기 힐링 포인트.
미니인터뷰 WITH 김소리 매니저(밤부스페이스)
Q. 어떻게 이런 공간이 완성되었나요?
A. 원래 디자인회사를 모체로 한 기업에서 선정릉역과 삼성중앙역 사이에 ‘밤부타워’라는 17층짜리 포스있는 건물을 완공했어요. 밤부는 원래 스페인어로 대나무라는 뜻인데요. 강남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수의 오피스가 있고, 또한 크고 작은 공유오피스 브랜드들이 쉴 새없이 런칭하고 있었어요. 뭔가 차별화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지요.
1층 카페 하타가야의 비밀스러운 녹지대.
Q. 어떤 점에 주력했나요?
A. 밤부타워 실무팀은 이 지역의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문화와 녹지대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 옳지, 그렇다면 ‘취향’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공간을 구성해보자. 세입자, 건물주, 입주사 이런 딱딱한 이름 대신 사람이 모여서 취향을 구비하는 공간이라니 얼마나 매력적이에요! 그렇다면 업무와 문화공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가능할까? 말이 좋아서 업무 틈틈이 힐링이지. 일하다 보면 광화문에 근무하는 직장인도 세종문화회관에 자주 가기 어렵고, 성수동에 근무하는 직장인 중에 서울숲 한번 못 가 본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심사숙고끝에 지난 연말에 17층 중정과 전망을 갖춘 티카페, 13층 코워킹스페이스, 1층 커피숍, 지하1층 미니씨어터와 갤러리, 올 8월에 지하 2층 콘텐츠 스튜디오까지 갖추게 되었어요.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감상하며 즐기고 나누는 것이 가능한 이름하여 ‘밤부컬렉션’이라고 이야기할 공간이 탄생한 것이죠.
Q. 요즘 ‘복합’과 ‘공유’라는 키워드가 대세인데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A. 복합문화공간은 많지요. 하지만 밤부의 시도가 칭찬받는 이유는 자연스럽게 공간을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문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물론 입주사와 함께 나누는 것도 공유지만,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공유 스페이스가 아닐까요? 17층 티컬렉티브는 단순 찻집이라기 보다 힐링 공간이에요. 저희 대표님이 집 근처에 있는 티컬렉티브를 다니다 팬이 되어서, 밤부에도 반영하게 되었어요. 정원, 연못, 공중, 하늘....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합니다. 주말에는 인근 주민들이 가족단위로 방문하기도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자주 방문하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런치재즈콘서트도, 강연회도 입주사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 바로 ‘밤부’입니다!
시간 단위로 나눠 쓰는 공유 오피스, 밤부스페이스
듀플렉스 2층에서 내려다 본 공유스페이스.
밤부타워 13층에 있는 공유오피스 밤부스페이스는 층고가 높아서 듀플렉스 형태로 구성되었다. 계단을 중심으로 위층은 디자인 업무를 진행하는 팀이 전체 대관하고 있고, 아래층 16개 좌석은 핫데스크 형태로 1인기업이나 프리랜서들이 자유롭게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라커에는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고, 입주사별 우편함도 구분되어 있어 사무실로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 그렇다면 코워킹스페이스는 어떻게 이용할까? 일단 16석의 작은 규모로 이용하지만 밤부스페이스는 월 단위로 계약하는 다른 공유오피스에 비해 좀 더 탄력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입주사는 월 30만 원, 일 1만5천 원, 시간당 2천5백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듀플렉스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공간의 재미를 살린 공유오피스.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의 경우 저마다의 루틴이 있더라고요.
하루 8시간내내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근이 많은 경우도 있고,
일주일에 수, 목요일 오후에 집중적으로 내근을 하는 등 각자의 개인 사정이 있다는 점을 반영해서 제안했죠.”
밤부스페이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 중 하나인 회의실.
밤부타워 입주사 뿐만 아니라 인근 사무실에서도 대관을 의뢰할 정도로 ‘회의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밤부스페이스 김소리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래서인지 작업 환경은 아주 쾌적한 편이라고. 또한 밤부스페이스에는 3개의 회의실이 있는데 회의실 대관도 하고 있고, 책상뿐 아니라 회의실과 휴식공간도 마음껏 쓸 수 있다. 인근 삼성동 일대에 크고 작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은데 회의공간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입주사들의 업종은 콘텐츠 제작, 화장품 개발 브랜드, 헬스케어 개발업체, 출판사 등 다양하다. 아직 입주사들끼리의 네트워킹은 활발하지 않지만, 밤부컬렉션을 중심으로 협업에 대한 문의가 늘어가고 있다니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1인 미디어 시대에 발맞춘 공유 콘텐츠 스튜디오, 밤부 스튜디오
공개방송과 스튜디오 녹음실, 그리고 푸드스튜디오까지 갖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지하 2층에 새롭게 문을 연 밤부스튜디오 덕분에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 같다. 이 곳은 1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작은 방송사라고 할 수 있는데, 1인 미디어 전문기업인 자몽미디어에서 위탁 경영하고 있다. 실제로 요리를 시연할 수 있어 푸드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쿠킹스튜디오, 보이는 팟캐스트 제작이 가능한 레코딩 부스, 공개방송, 커뮤니티, 세미나까지 진행할 수 있는 30명 규모의 객석까지 케이스별로 최적의 솔루션이 대기중.
팟캐스트 녹음을 진행할 수 있는 녹음실. 전문 제작진이 상시대기하여, 초보도전자도 프로그램 완성이 가능하다고.
레코딩부스의 경우 녹음 인원이 최고 8명까지 들어갈 수 있기에 대형 프로그램 제작도 가능하다. 1시간 단위로 정액요금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사전 예약만 하면 미디어 전문인력이 현장에서 케어해주기 때문에 영상곰손, 유튜버 초보라도 얼마든지 도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문화를 나눈다, 사람을 모은다, 밤부갤러리+밤부씨어터
색소폰, 클라리넷, 베이스, 아코디언 4중주 런치재즈콘서트.
밤부스페이스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밤부런치재즈콘서트가 시작점이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동안 씨어터에서 다양한 주제로 1만 원의 미니재즈콘서트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밤부오픈에어콘서트로 진화했다. 지금은 매주 수요일마다 1층 커피숍 하타가야에서 무료로 40분동안 3인조 콘서트를 연다. 입주사 직원이나 이웃주민들, 그리고 커피숍 손님들을 대상으로 한 부담 없는, 그러나 수준 높은 재즈콘서트로 이름났다.
밤부시네마는 매달 첫번째 토요일 1시 30분에 무료로 상영된다.
디올 앤 아이, 프란시스 하, 러브레터 등 수준있는 작품으로 이어졌으며 10월 상영예정작은 라라랜드.
디자인, 패션, 마케팅, 건축 등 폭넓은 주제로 소통하는 밤부톡스.
씨어터는 매월 첫째 토요일에 영화 러브레터, 라라랜드 등 명작을 진행하는 밤부시네마를, 매월 셋째 수요일에는 여성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하는 퍼플데이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디자인, 건축, 미디어아트 등 폭넓은 분야의 전문 연사를 초빙한 워크숍 밤부톡스는 현재 17회를 지나고 있다. 봄맞이 기획원 ‘봄봄봄’전에서는 그림 원화 전시, 가드닝 워크숍, 드로잉 워크숍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봄 특별 기획전 <봄,봄, 봄> 은 드로잉클래스, 실내식물관리법 강의, 전시, 아트마켓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이와 함께, 씨어터 바로 옆 갤러리에서는 밤부타워 오프닝 김태호전을 시작으로 최성원 개인전 <2년 전 오늘>이 전시되었고, 현재는 미디어 아티스트 한계륜 개인전 <에리스를 그리다>가 전시 중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점! 인스타그램 @bambu_collection 을 통해서 사전 예약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위치. 강남구 봉은사로 449 밤부타워
문의. 02-6918-8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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