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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통 여관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보안여관

2019. 9. 17. 19:51


일제강점기부터 운영되던 여관건물이 사라지지 않고, 이 도시에서 혈기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진정한 도시재생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 보안1942의 탄생배경과 활약상을 들어본다.




60년전통 여관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보안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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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공간의 시발점이자 복합문화공간인 보안1942 




80년된 여관건물, 어쩌다 도시재생


보안1942는 차경을 성공적으로 실현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경복궁 영추문이 앞집 대문처럼 자리 잡았다.

 


경복궁 서문은 영추문이라 부른다. 가을을 맞이하는 문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이다. 이 영추문을 마주보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보안1942는 서촌의 시작이자 대표선수라 할 수 있고, 도시재생공간의 시발점이 된 존재기도 하다. 전시공간, 책방, 숙박공간, 찻집, 술집과 사랑방이 된 지 어언 10. 보안1942




비하인드 스토리-서촌의 랜드마크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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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과 신관은 서촌이 시작되는 지점에 상징처럼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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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1942의 내부구조.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활동한다.

 



이 장소는 세번 태어났다. 1942보안여관이라는 숙박업소로 출발하여 2007년에는 전시공간으로 재건된 것에 이어 2016년에는 보안1942’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현재의 보안1942는 서울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과거를 담은 구관과 현재를 의미하는 신관을 잇는 브릿지는, 마치 600년된 노인 강북과 40대 젊은이 강남을 잇는 한강다리 같은 역할을 한다. 프랑스 파리 1대학[이1] 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최성우 대표의 소망은 대중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문화공간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일맥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하던 2007년 오랫동안 꿈꾸던 복합문화공간을 꾸릴만한 공간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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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과 신관을 잇는 브릿지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할을 한다.

 


원래 보안1942 60년간 여관영업을 했다는, 서촌의 역사를 그대로 겪은 듯한 오래된 목조건물이었다. 도시재생이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에 보안여관에 예술을 입힌 사람은 최성우 대표였다.

여관건물이라고 전시공간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그런데 막, 공사를 시작할 무렵 엄청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시작되었다. 인부들이 상량문 천장에서소화17(1942)’이라는 기록을 발견한 것이다. 흥미를 느낀 최성우 대표는 서정주 시인의 자서전천지유정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이 곳에서 미당 서정주가 기거하며 김동리, 김달진, 오장환 등과 동인지시인부락을 창간한 역사적 공간임을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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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여관 공사중 상량문 천장에서 발견된 유물. 소화 17...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예전에는 문인들이 집필실 대신 여관에 장기투숙하며 연재소설을 완성하고, 사무실처럼 모여서 회의도 했대요. , 지방에서 올라온 가난한 문인들은 장기투숙을 못하고 보안여관에 짐을 맡기거나, 우편물 받을 주소로 쓰곤 했으니 일종의 비상주사무실 같은 역할을 했지요.”

최인선 보안여관 디렉터의 설명이다. 공사계획은 급히 수정되었다. 목조건물에 대목과 소목이 있는 한옥 지붕양식과 문과 방바닥, 벽은 일본식 건축양식이 섞인 보안여관의 원래 모습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해체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2007년 문을 연 통의동보안여관이 바로 옆집을 두채 사서 신관을 완공하기 까지 꼬박 십년이 걸렸다. 구관은 과거를, 신관은 현재를 뜻한다.

유물은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것의 가치를 발하여, 현재의 쓰임새로 되살아나야한다는 보안1942의 브랜드가치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다채로운 전시가 펼쳐지는 구관 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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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직전의 여관을 그대로 살린 전시장은 또다른 콘텐츠가 된다



보안1942의 뿌리인 구관 아트스페이스 보안1을 찾는 이들은 잠시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다. 무너져 내릴듯한 벽과 찢긴 벽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이1] 등장할 법한 철거 직전의 건물로 들어온 관람객들은 정말 전시회를 하는 것이 맞나 몇번이나 확인하게 된다. 건물이 훼손될까봐 일체의 편의시설도 설치하지 않았다. 화장실, 정수기는 물론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조차 되지 않아서 전시 기획은 매번 난코스다. 하지만 통의동 경수필전, 예술을 파는 구멍가게, 에이시안 루저 다이어리, 패턴디자이너 장응복의 레지던스 등 참신하고 굵직한 기획전시들을 꾸준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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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물건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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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6주기 추모전 <따뜻한밥상전>




이 공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17년 김근태의원 6주기를 맞아 진행한 추모전 따뜻한 밥상전이다. 작가 협업 전시와 고인과 미망인의 편지를 공개하고 관람객들이 들고온 식재료들로 상을 차린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안1942의 존재를 알렸다. 벽돌로 지어진 건물 지하 2층의 전시공간은 아트스페이스 보안2라고 불린다. 구관과 연결하여 대형전시가 열리기도 하고, 때로는 분류하여 좀더 컨템포러리한 전시가 진행되기도 한다.

 

 


 

1층은 카페, 2층은 책방공간의 무한한 가능성


서촌 아티스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33마켓



낮엔 찻집이자 사랑방, 밤엔 잔술집으로 변신하는 33마켓은 보안1942에 체크인하는 리셉션 역할을 한다. 낮에는 커피는 물론 청차, 백차, 배도라지차, 밤메이플 밀크티, 오미자에이드 등 개성있는 메뉴를 선보이는데, 음료 플레이팅에도 정성을 다해 받는 이에게 몸둘 바를 모르게할 정도. 벽에 걸린 조각 커튼, 바리스타의 앞치마, 컵받침 등 곳곳에 패턴디자이너 장응복의 터치가 반영되어 재미를 더한다. 저녁이 되면 목로주점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은은한 분위기의 잔술집으로 업종을 변경한다.  혹시 만석이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의자를 들고 삼삼오오 뒷마당으로 나가 어둠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재미도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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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룸, , 라이브무대, 영화관으로 변신하는 보안클럽



지하 보안클럽은 미니 복합공간이다. 다양한 주종을 판매하는 술집이기도 하고, 동양문화사, 서양고전음악, 가양주 담기 등을 주제로 한 스터디모임 장소가 되기도 한다. 개성있는 뮤지션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으면 스터디를 하던 자리는 바로 객석이 된다. 무대에서 종종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는데, 객석은 바로 영화관 대열로 변신한다.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조선시대 유물이 그대로 보이게끔 투명한 효과를 더한 바닥도 보안클럽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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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액티비티로 입소문을 끌고 있는 보안책방



2층 보안책방은 단지 책방, 그것도 독립서점으로만 명명하기에는 억울한 감이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북큐레이션은 물론 정기적으로 리딩랩, 보안소설클럽 그리고 자체 전시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현재진행형 북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의 강연 형식을 빌린 리딩랩,  5만원의 회비를 내고 3개월간 다양한 형식으로 젊은 작가들과 함께 이끌어가는 보안소설클럽은 알음알음으로 입소문이 났고 그 열기가 제법 뜨겁다




도심 속 힐링 호캉스-보안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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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추문이 내려다보이는 다탁에 앉아 차를 마시는 체험은 보안스테이 숙박객의 특권이다.



 전시를 보러온 관람객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공간투어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아요. 구관에 있는 아트스페이스보안1부터 전시공간 2군데, 지하에 있는 클럽, 그리고 책방과 찻집까지 두루 투어하고 나면 점점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기분이래요. 이 공간과 사랑에 빠진 분들은 보안스테이에 꼭 묵고 싶어하시죠. “ 최인선 디렉터는 공간의 정점을 찍은 보안스테이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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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테이에서 가장 넓은 디럭스룸



서울시내 특급호텔이 스카이라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보안스테이는 북악산, 경복궁, 청와대, 서촌 한옥뷰로 완성된 숙박공간이다. 총 객실수 6. 조식레스토랑도 수영장도 없는 이 작은 호텔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침대에 누워서는 영추문이 내려다보이고,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실 때는 옆집의 낭만적인 기와가 내려다보이기 때문이다. 경험자들의 말을 빌리면 이곳은 단순한 숙박기관이 아니라 힐링공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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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턴디자이너 장응복의 쿠션    /지역 예술가와 신진아티스트들의 소품으로 4층 공용거실



패턴디자이너 장응복의 패브릭을 비롯해서 소반, 평상, 의자, 항아리, 꽃가지 등 지역 예술가들과 현대 아티스트들의 소품으로 정성스럽게 꾸몄기에 방안은 소박하되 기품이 흐른다. 일반인은 물론, 국내외 작가들도 영감을 얻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장기대여를 많이 한다고. 평일 기준 룸타입별로 9만원부터, 최고 23만원까지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위치. 종로구 효자로 33

문의. 02-720-8409